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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실적 최하위 공기업이 연봉 1위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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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신문 작성일14-11-02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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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들 속 터지는 사실이 또 드러났다. 국내 공공기관들은 고액 연봉자가 많을수록 부채는 많고 경영실적은 오히려 낮다는 것이다.
 2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이노근(새누리당) 의원이 기획재정부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302개 전체 공공기관 가운데 직원 1인당 평균 연봉이 가장 높은 곳은 한국거래소로 1억1천244만원이었다. 한국예탁결제원(1억100만원), 산은금융지주(1억원)가 뒤를 이었다. 
 공기업의 높은 연봉을 탓할 생각은 없다. 문제는 경영실적이 엉망인 곳이 대부분이란 점이다. 1위인 한국거래소는 2013년도 전체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에서 최하위 등급인 E등급을 받았고, 2위 한국예탁결제원은 D등급이었다. 3위 산은금융지주는 2013년도 당기손실이 1조6천억 원에 달했다. 이들 기관의 기관장들은 엄청난 고액의 연봉을 받는데 대부분 경영실적이 나쁘거나 막대한 빚더미를 안고 있는 곳이다. 국민의 혈세지만 내 배부터 채우겠다는 과도한 연봉 챙기기는 이미 관행이 됐다.
 1위 한국거래소의 작태를 보면 기가 막힌다. 직원들이 자비연수를 가는 경우까지 월급여는 물론 상여금, 경로효친금, 직무수당 등 각종 수당을 100% 지급했다. 또 2012년부터 2년7개월 동안 정원의 절반이 넘는 400여명이 151건의 해외출장을 다녀왔다. 소요 경비는 총 21억8천만 원으로 1인당 500만원을 넘었다. 거래소는 지난해 국감에서도 고액 연봉 등 이른바 '신의 직장'으로 뭇매를 맞았다. 지난해 12월 기획재정부는 거래소를 방만경영 중점관리기관으로 지정했는데 어찌된 영문인지 지난 7월엔 관리대상에서 해제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사회적 폐단인 공기업 문제는 너무나도 당연히, 그것도 하루빨리 개선돼야할 적폐(積幣)다. 그런데도 그 비리는 없어지기는커녕 매년 국민들에게 빠짐없는 메뉴로 등장하고 있으니 이제는 대정부 신뢰를 좀먹는 선두주자가 됐다.
 '공공성'을 앞세워 우리나라 공공기관은 '시장성'에서 너무나 뒤떨어져있다. 공익성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부분도 있지만 공공기관의 '도덕적 해이'는 그 도를 넘어섰다. 통합과 화합의 시대에 '제 멋대로'노는 것은 암적 존재다. 이제는 한 술 더 떠 '설마 공공기관을 어떻게하겠느냐'는 배짱까지 보이고 있다.  이런 도덕적 해이로 어떻게 '국가개조'를 한단 말인가 .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달 30일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공공기관 정상화의 날 워크숍'에 참석했다. 최 부총리는 이 자리에서 "공공기관이 방만경영의 과거로 회귀하는 일이 없어야 하며, 공공기관 개혁의 종착역은 생산성있는 기관으로 거듭나는데 있다"고 했다.
 지금 공공기관 수준이 이런데도 이를 두둔하는 발언인지, 개혁을 하겠다는 건지, 종잡을 수가 없다. 경제 수장의 생각이 이 정도니 '국가개조'는 물 건너갔다고 보는 것이 옳다.
경북신문   kua34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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